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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ravel - miscellaneous essay

여행 - 탈것에 대하여(The Transportation)

지금처럼 세계 방방곡곡을 옆동네 드나들며 여행할 수 있는 것은 '탈것(transportation)'의 진화가 절대적이다.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의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여행지로 가는 교통수단으로는 항공기가 5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자동차 37%, 선박 4%, 열차 2% 순이었다. 장거리 이동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항공기의 발명은 세계 어디든 1~2일 정도면 닿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1958년 미국 최초의 상업용 제트기 보잉 707이 비행을 개시한 이래 불과 60년 만에 한 해에 40억 명 이상이 항공기를 이용한다(세계 항공운송 통계 2017 - 62nd Edition of World Air Transport Statistics). 

비행이 세계를 가깝게 만들어 주었지만, 어디론가 훌쩍 떠나기 위해서 장시간의 이동을 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자 고역이다. 게다가 여전히 대륙을 가로지르는 장거리 비행의 비용은 만만치 않고, 꼼짝달싹할 정도의 아주 작은 공간에서 10시간 이상을  버텨내야 한다. 비용을 낮추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여행이라는 멋진 선물을 선사한 저가항공사(LCC)의 비행 환경은 조금 더 궁색하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견뎌 내는 것은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탈것(특히 비행기)이야말로 철저히 자본주의 논리가 적용된다. 더 빠르고 더 편하게 가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비즈니스 좌석을 타기 위해 일반석의 보통 4배 정도의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한다. 편안함의 가치가 과연 4배 정도인지는 애매하다. 집이나 토지 등을 살 때 역시 자본주의 논리가 적용되지만, 이는 자산에 대한 투자에 가깝다. 그러나 탈것에 대한 지불은 글자 그대로 비용이며 소멸된다(물론 더 많은 마일리지가 쌓이기는 한다). 절약되는 시간이나 안락함에 대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대부분은 안락함을 포기하는 선택을 한다. 나도 다르지 않았다.

다만 이런 거대한 항공산업의 틈새를 공략해 보면 같은 가격으로 편안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 새털만큼은 있다.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같은 이코노미지만 가장 안락한 좌석은 없는지 탐색해 보았다. 기종들의 좌석배치를 면밀히 분석하고 뒷부분의 극소수 좌석에만 보너스처럼 존재하는 여유공간을 찾아냈고 광클릭으로 예약을 끝냈다.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아래와 같이  항공기의 각종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다. 

결국 여유 있는 좌석은 장시간의 비행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11시간의 비행은 동남아 가는 정도의 피곤함으로 커버할 수 있었다. 

비교적 여유로운 특정 좌석
항공사의 기종 안내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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